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3) - 시가총액을 통한 가치평가
- 투자관련칼럼
- 2018. 12. 7.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약 바이오 투자 방법론 세번째 시간입니다.
시리즈로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에 대해 글을 쓰고 있고, 첫번째 시리즈에서 특히 많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힘을 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제 방법이 100%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투자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읽으시면서 도움이 되는 부분만 취해가시면 투자에 도움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제약/바이오 투자방법론 다시보기
2018/11/26 - [투자관련칼럼] -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 (1) -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라
2018/11/28 - [투자관련칼럼] -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2) - 신약이라고 다 같은 가치가 있는 것 아닙니다
첫번째 글에서는 "파이프라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았고, 두번째 글에서는 신약의 가치에 관한 기초적인 상식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회사 자체가 고평가 되었는지 저평가 되었는지 평가하는 방법으로, "시가총액을 통한 가치평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가치를(엄밀히는 '가격'이죠.) 평가하는 가장 대중적이고 잘 알려진 방법은 PER과 PBR이 아닐까 싶습니다. PER은 주가-수익 비율, PBR은 주가-순자산 비율을 의미하죠.
그런데 이 방법에는 난점이 있는데요, PER의 경우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기술력'이 있어서 향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의 가치(내지는 가격)을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이고, PBR의 경우 순자산이 적은 기업, 대표적으로 IT 소프트웨어기업이나 제약/바이오 기업 같은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약/바이오는 유감스럽게도 PER/PBR 모두 이용이 불가능한 유형에 속합니다. 그 이유로는,
1. 제약/바이오주는 아직 나오지는 않았으나 미래에 나올 "신약"에 의존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업 이익이 전무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치 평가 방법으로 PER 이용 불가)
2. 또한 제약/바이오주는 장비를 많이 들여놓는 유형의 기업이 아니므로 순자산 역시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가치 평가 방법으로 PBR 이용 불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저는 제약/바이오주의 가치는 "파이프라인"에 두고 파이프라인을 주목해서 봐야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문제는 파이프라인이 이미 가격에 다 반영되어 버렸는지, 아니면 아직까지 좀 더 오를 여력이 남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결국 회사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알아볼 지표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확립된 투자 방법은 아닙니다만 저는 가장 기본적인 회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시가총액'에 주목해보았습니다. 시가총액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한미약품, 유한양행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서 기업의 가치가 형성되어 온 곳의 시총과 비교해보는 것이죠.
이제 '파이프라인'과 '시가총액 비교방법'을 통해서 기업이 고평가되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실제 기업을 들어서 설명하기 때문에 해당 주주님들이 싫어하실지 모르겠지만 설명을 위한 예시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매도/매수 의견은 전혀 아닙니다.)
이를 위해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몇개 회사를 들어보겠습니다. 바이로메드, 에이치엘비, 제넥신을 들어보겠습니다. 세 회사 모두 "파이프라인"(신약 라인)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는 투자방법"에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는 후보군에는 속합니다.
파이프라인 수를 보면(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것이어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이로메드가 3개, 제넥신이 3개, 에이치엘비는 1개,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제 기억으로는) 적어도 3개를 훨씬 넘는 상황입니다.
파이프라인의 가치(2018/11/28 - [투자관련칼럼] -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2) - 신약이라고 다 같은 가치가 있는 것 아닙니다)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바이로메드의 파이프라인 중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족부성 궤양"에 쓰는 약은 현재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치를 높게 쳐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넥신의 경우 파이프라인 수는 많지만 HyFc를 붙여서 신약을 만들고 있는데,(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어서 잘은 모릅니다만) 제가 약대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바이로메드 파이프라인 만큼의 가치를 쳐주기는 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확장성(HyFc를 온갖 물질에 붙이는 식으로 응용이 가능)은 있기 때문에 향후 파이프라인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구요. 또한 한미약품이 제형 특허를 통해서 성장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가치가 전무하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파이프라인이 가장 가시화되어있는 상태이긴 한데 2018/11/26 - [투자관련칼럼] -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 (1) -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라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파이프라인은 2상 완료 직전에 있는 것이 가치가 가장 크기 때문에(향후 주가 상승 포텐셜이 가장 풍부한 상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만 봤을때는 에이치엘비가 가장 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낮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다만 실제 판매 가능성에서는 에이치엘비가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 판매 가능성과 매력적인 투자 대상인지 여부는 혼동하지 마세요. 이미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면 그 가치는 무의미합니다. 실제로 코오롱티슈진이 신약나오고 나서 더 지지부진하신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설명을 위해서 위 세 기업들과 세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을 간단히 분석한 것이므로, 투자 판단을 위해서는 이용하지 마십시오. 본 글 설명을 위해 간단히 예시든 것입니다.
이제는 시가총액을 통해서 회사가 비싼지 싼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교 대상 회사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을 잡아봤습니다. 이들 회사를 예시로 잡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장기간에 걸쳐서 시가총액이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버블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입니다.
바이로메드의 시가총액은 3조 3천억원, 제넥신은 1조 6천억원, 에이치엘비는 3조 4,371 억원, 유한양행의 시가총액은 2조 8천5백억원, 한미약품은 5조 3천7백억원입니다.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바이로메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에이치엘비가 가장 작으며 제넥신은 중간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파이프라인 수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 위 세 회사보다 압도적입니다.
제넥신의 경우 한미약품이나 유한양행보다는 시가총액이 훨씬 작고, 파이프라인의 수도 3개나 되고 파이프라인의 가치 역시 중간 정도는 되기 때문에 그렇게 까지 고평가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파이프라인의 수가 불과 1개 밖에 되지 않으며 그나마 그 가치도 1~3상을 거치면서 모두 반영된 상태인데다가, 기존의 중견 제약회사인 유한양행보다도 1조원이나 비싸기 때문에 고평가 되엇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로메드의 경우 파이프라인의 수는 3개이며 가치 역시 세가지 회사 중에서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데, 시총은 유한양행보다 높으나 한미보다는 작은 상태로, 약간의 고평가 느낌이 있긴 하지만 족부성 궤양 약이 블록버스터 약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런대로 투자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위 세가지 회사 모두 투자하지 않고 있지만 저보고 어디에 투자하겠냐고 물어보면 저는 제넥신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에이치엘비는 절대 투자하지 않을 것 같고(회사가 좋다/나쁘다를 떠나서, 주가 상승 가능성 측면에서만 따진 것입니다. 주주님들은 부디 노여워마시길.) 바이로메드 역시 지금 가격으로는 좀 애매합니다.
그러나 한미약품이나 유한양행까지 다 합쳐서 어느 곳에 투자하겠냐고 물어보면 저는 유한양행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유한양행도 신약개발 하고 있는 제약사인데 "바이오"느낌이 안 난다는 이유로 너무 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유한양행에 투자중이기도 하구요.
제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파이프라인 가치 평가 부분입니다. 파이프라인 자체의 가치가 너무나도 높다면,(예컨대 탈모치료제..) 시총이 아무리 비싸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회사이며 파이프라인 가치가 쓰레기에 가깝다면 아무리 시총이 싸더라도 투자할 가치가 없는 제약사라는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1. 제약/바이오 투자는 "파이프라인"에 중점을 두되,
2. 시가총액 비교를 통해서 이미 그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다른 더 매력적인 투자처는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과 관련해서 왠만한 것은 이야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제약/바이오 투자 주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구요.
일부 남은 이야기는 또 시간을 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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