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 (1) -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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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나름의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나름의 투자방법을 통해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티슈진에 투자해서 괜찮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기에 제 나름의 투자방법을 공유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구요.

특히 대웅제약이 인상깊은데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법적분쟁 이슈가 불거질 때인 8만5천원에 들어가서 20만원 선에서 엑시트한 종목입니다. "장치산업"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종목이어서 투자했는데 성과를 낸 종목입니다.(장치산업과 유사한 제약주에 투자하라라는 편을 나중에 써보려고 하니 궁금하시면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오늘 이야기 할 "파이프라인"에 주목해서 투자했다가 운좋게 수익이 난 종목이고 티슈진은 약의 가치에 비해 시장의 평가가 짜다는 생각에 투자했는데 괜찮은 수익을 내준 종목입니다.


앞으로 제약,바이오 투자방법에 관해 시리즈로 칼럼을 써볼까 하는데, 오늘 주제는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작년부터 시작된 제약바이오 열풍때문에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제약바이오주들은 투기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합니다만 최근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걸로 봐서는 이제는 제약/바이오 중에서도 실체가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여러가지 이유로 제약바이오 투자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로는,

1. 우선 용어의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제약 바이오는 특성상 전문용어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전공자가 아니라면 일단 그 용어를 이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2. 또한 가치평가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제약사들의 재무제표를 보면 도저히 투자를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신약만 바라보고 가는 회사의 경우 몇년째 적자를 보고 있는 기업도 수두룩 합니다. 도대체 이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투자자들은 상당히 어려움을 껶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무엇보다 신약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입니다.

처음 후보물질에서 성공적인 신약이 나올 가능성은 1상->2상->3상을 거치면서 상당히 낮아져서 최종적으로는 10~20% 밖에 안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더욱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설명드릴 "파이프라인이 많은 기업에 투자하라"는 개념은 위 이유 중에서 3번, 즉 "신약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내용과 관련된 것입니다.


파이프라인이란 어떤 개념인지 우선 그 개념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이프라인을 다룬 신문기사에서 관련 내용을 가져와봤습니다.

파이프라인의 원래 의미는 원유를 운송하는 송유관이다. 산업혁명 이후 자동차 등 제조업의 생산공정이 분업화되면서 각 제품을 만드는 전용 생산라인을 뜻하는 의미로 자리매김했고 제약사들은 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신약 제품군을 파이프라인이라고 부른다.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처럼 은밀하게 개발하는 신약이라는 의미와 함께 바이오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됐다. 


즉, 파이프라인이란 현재 제약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약군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파이프라인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겠죠. 확률적으로 파이프라인 1개인 제약사보다는 10개인 제약사가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파이프라인이 1개인 제약사에는 단독으로 투자하지 않고, 만약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다른 제약회사와 함께 분산해서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신약의 성공은 약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즉, 본질적으로 도박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이프라인이 1개밖에 없는 회사에 몰빵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물론 대박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신약의 성공가능성은 과연 어느정도 될까요? 아래의 내용은 KTB투자증권에서 2018년 4월 28일에 나온 제약산업 리포트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참고로 참조 레포트의 수준이 상당히 높고 도움이 됩니다.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KTB20180416제약.pdf


우선 각 단계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부터 조금 하고 위 통계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약 개발은 1) 타겟에서 히트 물질 찾기 2) 히트물질에서 리드 물질 찾기 3) 선도물질 최적화 4) 전임상 5) 임상 1상 6) 2상 7) 3상 순으로 진행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3)은 주로 실험실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4) 전임상은 동물을 상대로 한 것이며 5)부터 7)단계가 본격적으로 임상이 이루어지는 단계가 됩니다.

"다음 단계로의 진행 확률"을 보면 임상 2상이 가장 힘든 과정임을 알 수 있구요. 임상3상에서 다음단계로 넘어갈 확률은 70% 정도이므로 결국 임상 3상까지만 도달하면 제품화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위 통계를 볼면, 맨처음 단계인 "타겟물질 찾기"에서 최종 승인까지 이뤄질 성공확률은 무려 4% 밖에 안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타겟물질 찾는 단계에서는 애초에 투자 판단 대상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단계는 제외하고, 전임상이나 임상 1상부터 보면 전임상 단계에서 최종 승인까지 이뤄질 확률은 8%, 임상 1상에서 최종승인까지는 12%, 임상 2상까지는 22%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통계를 보면 한 가지 알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신약 개발은 "도박에 가깝다"는 것 입니다.

22%의 확률은 반대로 말하면 78%는 실패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제가 계속 파이프라인이 많은 기업에 투자하고, 파이프라인이 적은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반드시 분산투자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파이프라인이 10개인 기업에 투자한다면 적어도 한 개만 성공해준다면 그 회사의 가치는 여전히 존재하겠습니다만 실험실과 전임상 단계에서 데이터가 좋은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곳이라도 신약이 실패하면 그 회사의 가치는 0으로 수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파이프라인의 성공/실패에 의해 크게 영향받기 때문에, 이러한 파이프라인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약주에 투자하는 분들이 배당을 먹기 위해서 투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신약 대박이라는 꿈때문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을 것인데 그렇다면 임상 성공/실패라는 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제약/바이오주는 기업의 가치가 파이프라인의 성공/실패나 파이프라인이 얼마나 유망한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하고 이런 파이프라인의 성공/실패에는 불확실성이 많으므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위 리포트에서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일부 발췌해보았습니다.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질주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만성 영업적자에 재무상황이 불안해 보이는 데다 몇 년째 동일한 신약 Pipeline 임상에 대한 이야기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면 펀더멘탈은 거의 변화가 없고, 심지어 해당 신약 Pipeline의 최종 상업화까지는 5년 이상 남아 내년에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을 전망인데 주가는 연일 신고가 경신중이니 말이다. 실적이 없으니 PER는 산출이 불가하고, R&D 기업이니 제대로 된 제조공장이 있을 리 만무해 주가의 자산가치 배수인 PBR도 몇 십 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평가가 아예 불가능하다.

기업이 창출하는 수익 지표를 투자의 잣대로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투자자라면 바이오 기업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 바이오 기업을 분석해서 추천해야 하는 필자 역시 늘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나, 마땅한 해결책은 없었다. 그나마 대안으로 제시한 전략은 기술 트렌드를 읽기 위해 유통시장이 아닌 발행시장에서의 돈의 흐름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R&D 트렌드를 통해 특정 기술 분야에 앞서 있는 바이오 기업들을 소개하는 정도였다.

이번 자료에서도 역시 정답은 찾지 못했다. 다만 국내 보다 한층 진보된 바이오 기업을 다수 확보하고 있고, 투자환경도 선진화된 미국시장에서도 국내와 동일하게 R&D 주력의 바이오 기업들은 철저하게 개발 신약과제의 임상 이벤트에 드리븐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임상의 성공과 실패, 특정 임상 단계로의 진입, 외부 기업과의 파트너링, 경쟁 Pipeline의 임상 이슈 등 시장에 매일매일 release되고 있는 각종 신약 임상과 관련된 뉴스로 주가 급등락을 번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상 뉴스에 의존한 투자는 지속성을 갖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투자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는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합리적 투자 대안을 찾기 위해 이번 자료에서 미국 NASDAQ과 Russell 바이오 130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을 특정 임상 단계별로 확인해 통계화 해보았다.


다행히도 몇 가지 결과가 도출되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R&D 주력의 바이오 기업 주가는 임상 한 단계 완료 시마다 품목허가의 성공확률 상향에 따른 신약 Pipeline 가치 상승을 일시에 반영하며 계단식으로 움직인다.


둘째,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완료 후 다음 단계 임상 진행 시 주가 상승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단계는 임상 2상 완료 후 3상에 진입하는 시점이다. 이는 임상 단계별 최종 신약 허가까지의 성공확률과 직결되는 것으로, 임상 2상 완료 후 3상 진입 시 최종 품목 허가까지의 성공확률은 15%에서 50%로 급격하게 상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약 NPV는 다른 조건 변경 없이 단순히 성공확률만 조정했을 경우 200% 가까이 상승한다.

임상 2상은 약물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첫 단계로 상업적 성공과 연결되며, 이에 따라 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향후 3상에서 투입될 비용을 고려해 수익 창출 가능성이 낮을 경우 신약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계로 성공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셋째, 임상 단계 종료 후 신약 Pipeline 가치 상승을 주가는 일시에 반영하나, 임상 종료가 release되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간 투자가 합리적이어 보인다. 이 경우 R&D 이벤트 release 이후 보다는 이전 투자가 훨씬 효과적이다.


우리는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release 시점을 대략적으로라도 예측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R&D 주력의 주요 바이오 기업 22개사의 핵심 신약 Pipeline 중심으로 임상 진행단계를 도식화(Fig.059~060)했으며, 이는 앞으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다만 임상의 공식적인 기간은 국내 식약처 온라인 의약도서관(drug.mfds.go.kr)과 미국 임상정보 사이트(clinicaltrials.gov)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환자 모집과 투약 시기 등의 차이로 개별 기업 스케줄과는 상이할 수 있다.

바이오 기업 투자에 합리적 기준은 없으나, 공개된 임상 데이터와 스케줄로 어느 정도 예측된 범위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투자는 가능해 보인다. 공개된 정보를 통한 임상 스케줄링으로 결과 발표 시점을 예측하고, 주가 영향력이 큰 임상 2상 단계에서 긍정적 임상 발표가 있을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기업을 선별해 보았고, 개별 탐방을 통해 Pipeline의 임상 진행상황도 체크하였다.


오늘의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제약/바이오 투자에 있어서는 파이프라인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 제약/바이오주는 철저히 파이프라인의 성공에 의해 움직인다. 임상이 성공할 때마다 주가는 계단식 상승을 그리며, 특히 임상2상에서 3상으로 넘어갈 때 주가는 크게 상승한다.(그 이유는 임상2상만 잘 넘기면, 즉 임상 3상으로 넘어가면 그 신약의 성공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3. 한편 신약개발의 성공가능성은 20%미만이므로, 본질적으로 도박성이 존재한다. 이를 인정하고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

4. 따라서 파이프라인이 적은 회사에 투자할 때는 주의를 요하며, 필자는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회사들에 "분산 투자"할 것을 가장 추천한다.

5.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임상2상이 시작되어 임상2상이 곧 끝날 예정인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회사 여러곳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임상2상이 성공하면 주가는 100%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

6. 한편 임상이 성공하고 나서 투자하는 것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이미 모든 가치를 반영한 뒤이기 때문이다. 제약주 투자시에는 "이벤트 드리븐"(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변동하는 현상)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베스트한 투자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제약/바이오 투자에 있어서 파이프라인의 개념을 알아보았고 그에 따른 투자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회사들에 분산투자하라)

다음 번에는 제약/바이오 투자에 있어서 회사 자체가 본질적으로 고평가 되어있는지 저평가되어있는지 판단하는 방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장편의 시리즈로 글을 써볼 생각을 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꾸준히 지켜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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