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2) - 신약이라고 다 같은 가치가 있는 것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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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에 대한 시리즈를 계속해서 쓰고 있는데요. 지난 번에는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 중에서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는 투자법에 대해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파이프라인이란 준비중인 신약군을 말한다고 말씀드리면서,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이 파이프라인의 수와 파이프라인의 가치, 그리고 그 파이프라인이 임상시험을 거치게 될텐데 임상시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신약이라고 다 같은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라는 주제는 이 파이프라인의 가치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제약회사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신약이 명약이라고 홍보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말로 이 신약이 가치가 있는 것이 평가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신약 가치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몇가지 방법에 대해서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현업에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다른분들을 위해 즉시 내용을 수정하겠습니다. 많은 지적 부탁합니다.)



1. 가장 기본적인 지식 - 오리지널, 제너릭, 개량신약, 신약 / 제형을 변경한 신약 구분하기

완전히 새로운 신약에는 프리미엄을 부여할 만 하다. 단, 완전히 새로운 신약은 리스크도 존재한다.개량신약의 경우 해자가 크지 않다. 제형을 변경한 신약의 경우에도 해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제너릭은 해자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 타겟이 비슷한 약물을 생산중인 경쟁사의 매출을 파악한다.

3. 경쟁자가 아예 없는 신약의 경우, 프리미엄을 붙일만 하다.


I. 오리지널, 제너릭, 개량신약, 신물질 신약

우선 용어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약/바이오 쪽 전공자라면 기본적으로 아는 상식과 같은 내용입니다만 비전공자인 투자자의 경우에는 이런 용어가 낯설 수 있기 때문에 각 개념의 정의부터 정리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신물질 신약

이미 허가된 의약품과는 화학구조나 본질 조성이 전혀 새로운 신물질 의약품 또는 신물질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한 복합제제 의약품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 국가의 의약품관리기관(FDA 등)에서 지정하는 의약품이다.


개량신약(Incrementally Modified Drugs)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구조나 제제, 용도 등을 변형시켜 개발한 의약품을 뜻한다. 기존 제품 대비 안전성·유효성·유용성(복약순응도·편리성 등)이 개량되었거나 의약기술에 있어 진보성이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 국가의 의약품관리기관(FDA 등)에서 인정한 의약품이다.


제네릭(Generic Drugs)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합성의약품을 모방해 만든 의약품으로써 기 허가된 의약품과 주성분, 함량, 제형 및 용법과 용량이 동일한 의약품을 뜻한다. 의약품동등성시험을 통해 원개발 의약품과 동등함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 국가의 의약품관리기관(FDA 등)에서 인정받은 의약품이다.


"최영재"라는 분의 PPT파일에서 발췌한 표입니다.(문제시 삭제)


간단히 말해서, 신물질 신약이란 기존에 존재하는 어떤 약물과도 다르거나 혹은 완전히 새로운 효능을 보여주는 신약을 말합니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 의약품 구조나 제재, 용도 중 일부를 변형시킨 약품을 말하구요.

제네릭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완전히 동일한 약품을 말합니다. 소위 복제약이라고도 하죠.


어떤 약물의 가치가 가장 커보이시나요? 단연 "신물질 신약"의 가치가 높다고 이해가 가능하실겁니다. 신물질 신약은 장기간의 독점적 배타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버핏이 말하는 "해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제네릭의 경우 공장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해자"는 거의 '0'에 수렴한다고 볼 수 있구요. 개량신약의 경우에는 제너릭과 신물질 신약의 중간정도라고 말하기는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것도 역시 해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약사들 중에는 개량신약을 만들면서 "신약"이라고 홍보하고 잘 모르는 투자자들이 여기에 혹해서 투자하는 것을 본 적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론 좀 안타까운데, 개량신약은 말만 신약이지 사실상 제너릭에 가까워서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그런 대박을 낼 수 있는 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증권사 리포트 내지 제약사 홍보를 보실 때 신물질 신약인지 개량신약인지 잘 확인해보시고 만약 개량신약이라고 하면 "파이프라인"에 포함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II. 타겟이 비슷한 약물을 생산중인 경쟁사의 매출을 파악한다.

타겟이 비슷한 약물들이 시중에 시판 중이라면 이는 신물질 신약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되기 때문에 매출을 파악할 필요가 있기도 하고 신물질 신약이 출시되었을 때 어느정도의 매출을 낼 수 있을지 대략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도 있으므로 비슷한 타겟의 약물들의 매출규모를 파악해보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티슈진에서 나온 "인보사"라는 약물이 있습니다. 골관절 재생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서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골관절이 재생되면 노벨 의학상 감이라고 생각해서 믿지는 않았구요.

다만 개인적으로 제가 주목한 것은 인보사의 '소염진통'(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완화함)효과가 3년 가까이 지속된다는 임상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보사를 오래가는 소염진통제 정도로 생각하고 골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소염진통제 시장의 규모를 보니 2018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218억달러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염진통제를 3년 내내 먹는 것보다는 인보사를 한 번 맞고 3년동안 진통제를 안먹을 수 있다면 인보사도 나름의 해자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인보사가 218억 달러 시장에서 1%만 갖고 와도 연매출 1조원이 나올 수 있으니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던 적이 있습니다.(그런데 가치가 비싸다고 생각해서 잠깐 투자했다가 현재는 투자하고 있지 않습니다. 더 좋아보이는 투자처가 많기에 지금도 들어갈 생각은 없구요. 매수/매도 의견아닙니다 설명을 위한 예시일 뿐입니다.)


좀 러프하게 계산했습니다만,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면 좀 더 세밀한 분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타겟이 비슷한 약물이 생산중이라면 그 약물의 매출을 참고할만 하다는 것입니다.




III. 경쟁자가 아예 없는 신약의 경우, 프리미엄을 붙일만 하다.

경쟁자가 아예 없는 신약의 경우에는 프리미엄을 붙일만 하다는게 제 생각인데요. 바이로메드의 파이프라인중에 족부성 궤양에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 있습니다.

증권사 리포트들을 읽어보니 현재로서는 족부성 궤양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없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그 리포트를 읽어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족부성궤양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없다면 바메 약이 성공하면 히트를 치겠구나.(다만 15만원 선에 들어가서 회사 가치가 비싸다는 생각에 20만원 선에서 엑시트했습니다. 지금도 회사가치는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매수/매도 의견이 아니라 설명을 위한 예시입니다.)


상식적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신약의 경우에는 프리미엄을 붙일만 하겠죠. 시장의 규모와 상관없이 이런 신약에는 프리미엄을 충분히 부여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의해야할 것은, 이런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의 경우 시장에서 합당한 프리미엄을 이미 부여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항상 회사의 가치가 비싼 것이 아닌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라인업을 갖고 있더라도 그 가치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면 그런 회사에 투자해서는 별 재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회사가 성공하더라도 주식은 더 오르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경쟁자가 없는 신약을 가진 회사의 경우에도 그 회사 주식이 너무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면 투자를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아무리 뛰어난 약이라도,(세계 100대 의약품) 연매출은 1조원 정도가 안됩니다. 신약 하나가 초대박이 나더라도 한계는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점 역시 회사 가치 판단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IV. 마무리

위에서 말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보는 것은 정말 기초적인 내용이고 보다 전문적인 방법들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바이오만 투자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방법들은 솔직히 잘 모릅니다.

다만 위에서 말한 것만 살펴봐도 가치가 없는 파이프라인을 고평가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약 바이오 투자에 있어서는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곧 제약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과 같으므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많이 찾아나가시면 불확실성이 큰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에서도 성공하시리라 확신합니다.

아울러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업 종사자가 아니므로(참고로 약대는 졸업했습니다.) 관련 내용이 틀릴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라며 혹시라도 잘못된 점 있으면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다른분들을 위해 즉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번에도 제약 바이오 투자방법론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KTB20180416제약.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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